끄적끄적 - 4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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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12 나의 젊은 시절의 철학 이야기
- 2009/08/04 아는 것과 보이는 것
- 2009/04/01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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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01 해와 해의 구분
- 2008/09/16 TOGETHER
- 2008/09/02 캠코더와 사진기
- 2008/08/18 올림픽, 그 가운데에서
- 2008/05/01 나는 요즘
나의 젊은 시절의 철학 이야기
끄적끄적
2010/09/12 01:26
철학에는 즐거움이 있고 형이상학의 신기루에도 매력이 있다. 그것은 자연적 생존의 필요 때문에 사상의 언덕으로부터 경제적 투쟁과 획득의 시장으로 끌려내려올 때까지 모든 학생들이 느끼는 즐거움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철학이 '귀중한 즐거움'이었던 청년이라는 인생의 황금기를 알고 있다. 알 듯 모를 듯한 진리에의 사랑이 육신의 쾌락이나 세상의 보잘것없는 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럽게 여겨지던 때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청년 시절의 지혜에 대한 갈망의 아쉬운 자취가 언제나 남아 있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용 횟수 높은 논문 한 편 보다도
딱딱한 철학책 한 페이지 인지도 모르겠다.
- 윌 듀랜트, <철학 이야기> 서문 中
어쩌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용 횟수 높은 논문 한 편 보다도
딱딱한 철학책 한 페이지 인지도 모르겠다.
아는 것과 보이는 것
끄적끄적
2009/08/04 23:17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지만
아는 대로 보이는 법이기도 하다.
아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과연 가능한 것인가?
어떤 한 사람의 지식/가치 체계 내에서 진정한 객관이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올림픽, 그 가운데에서
끄적끄적
2008/08/18 19:31

올림픽이 개막한지 열 하루가 되었다.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지만 각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전을 해주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즐겁게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고 있으며 나 또한 그런 국민들 중의 한 사람이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과 우리나라의 시차가 한 시간밖에 나지 않는 덕에 이번 올림픽은 꽤나 쾌적한 조건 속에서 즐길 수가 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오전부터 잠에 들기 전의 오후 시간까지 그 날의 경기가 모두 치러지므로 이번에는 지난 아테네 올림픽 때처럼 새벽잠을 설쳐가며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는 일이 없다. 올림픽 경기의 스케줄이 생활 주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생활주기와 맞아 떨어지는 이번 올림픽으로 인해 요 며칠간 내 생활은, 그 주기는 같을지언정 그 내용이 달라져 버리고 말았다.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드는 명승부들 덕에 TV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올림픽 이전보다도 10배 이상 늘어났고 그만큼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은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이 달에 끝내려고 계획했던 공부는 아직 반도 진행하지 못했으며 다른 계획들 또한 밀려버릴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의 즐거움과 나의 생활 간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다.
4년마다 한 번씩 오는 전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자주 볼 수 없는 대회라는 희소성 때문에 그 메달의 가치는 커지고, 덩달아 그 경기를 생방송으로 보는 것에 대한 가치 또한 커진다. 아무리 명승부라도 녹화 방송으로 본다면 (비록 결과를 모른다고 할지라도) 그 재미는 반의 반 이하로 떨어지고 그로 인한 감동도 훨씬 덜하다. 거의 모든 경기들을 생방송으로 보는 것은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와 시차가 거의 없는 나라에 살며 여유있는 방학을 가진 대학생의 특권이다. '특권'이라는 말에는 그 희소성이 포함되어있고 사람들은 희소한 것들을 놓치는 것을 굉장히 안타까워 한다. 나 또한 이러한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평범한 사람이며, 이 특권을 잡기 위해 요즘 내 생활의 상당 부분을 이 권리를 누리는 데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이 특권을 누리면서도 나는 마음이 불편하다. 바로 내 마음 속 두 가지 생각들의 자그마한 다툼 때문이다.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기회를 마음껏 즐긴 후 그 기간이 지나가고 나면 '해놓은 것 없음'에 대한 허무를 느끼는 것과 ⓑ흔치 않은 기회를 애써 눈감아 버린 후 시간이 지나서 '무언가를 해 두었음'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 사이의 다툼. 각자가 근거를 갖고 있기에 우유부단한 나로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CARPE DIEM 과 苦盡甘來 사이의 선택은 항상 어렵다. 나는 아직도 그 답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