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1건
- 2006/05/14 수학은 나의 생활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김정희)
수학은 나의 생활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김정희)
책으로 보는 세상
2006/05/14 15:09

꼭 공부를 해야만 하는 어떠한 과목 혹은 학문에 대한 흥미가 없어서 그 공부가 너무 힘겨울 때, 그럴 때는 그 학문에 대한 배경적인 접근을 시도하면서 흥미가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흥미도 쌓여서 좋고, 배경지식도 늘어나서 공부를 하는데 훨씬 수월해지기도 한다.
내가 이 책을 빌린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지만, 위의 두 가지 이유중에 전자쪽에 더 비중을 크게 두었었다. 전역 후 복학 준비를 하면서 느낀 수학 공부에의 어려움. 게다가 흥미마저 잃어버린 나의 상태에 대한 각성을 위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이던 중, 우연히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어느 소설가의 수학 공포 극복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에서 나는 우선 '인문계열 공부를 한 사람'도 수학공부를 한다는 비상식적(?)인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인문계열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만난 적이 없으므로 이 책의 부제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도 남지 않았나 싶다.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책의 내용에는 그다지 특별한 건 없었다. 수학사(라기 보다는 수학자들의 소개가 더 맞겠지만)의 나열에 반 권을 넘게 할애하고 그 뒤에는 지은이의 수학 예찬이나, 자신이 수학 공부를 한 방법 같은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학을 싫어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보면 꽤 많은 도움이 되겠으나 나에게는 (수학 공부를 하는 방법이 대개 비슷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약간은 뻔한 얘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과 효용, 양쪽 측면에서 모두 바라보면 이 책은 어느 정도의 효용은 있었던 듯 싶다. 내가 지금 공부하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내용(책에서 주로 다루는 수학은 중학교 수준의 수학이다. 물론 지은이의 수학 실력은 그보다 훨씬 뛰어날테지만)이라서 학문적으로는 그다지 큰 도움은 받지 못하였으나, 나의 앞으로의 학업 생활에 어느정도의 자극은 됐다는 얘기다. 수학, 결코 지루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
예전에 나의 전공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 했던 생각이 있다. 혹여나 수학은 싫으나 꼭 수학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이 생각이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수학이나 과학 공부는 인문계열 공부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자연계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틈틈이 짬을 내어 인문계열 공부를 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 반대의 것이 불가능하다(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문계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수학적 기본 지식마저 없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우리 수학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알 수 있는 분야(지식의 확장 범위)가 더 넓다. 또, 수학이나 과학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면 세계를 보는 또다른 눈이 생긴다. 매우 새로운, 또 매우 고차원 적인 그런 시각이 생긴다. 숭고를 느낀다. 허나 수학이나 과학을 모르는 사람은 이런 숭고한 느낌을 겪어볼 기회마저 없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인생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를 놓치는 셈이다. ∴ 전공으로 혹은 직업으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나는 매우 행복한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