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1건
- 2007/02/06 여행과 현실
여행에의 동경
. 먼 남쪽 나라의 푸르고 투명한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 수평선 너머로 기울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배위의 낭만
. 새하얀 설경 속 눈밭 위로 한발 한발 내딛는 여유로움
. 소금기 있는 바닷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 산 정상에서 맡는 상쾌한 공기와 청명한 햇살
. 새로운 세상에서의 나와 다른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여행속의 현실
.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그을리고 벗겨지는 피부의 따가움
. 흔들리는 배위에서의 어지러움과 구토증
. 시린 손과 발. 젖어서 눅눅해진 양말과 간지러운 발바닥
. 고문받듯 땡기는 허벅지 근육과 자전거 의자에 앉을 수조차 없는 X문의 통증
. 까진 뒤꿈치와 결코 유쾌하지 않은 내 몸에서 나는 체취
.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함. 나중에야 깨닫는 바가지. 두어달 전에 들은 중국 장기매매 사건
실제 여행은 평소에 생각하는 여행과 다르다. 거기엔 우리가 일상적으로 품는 아름다운 상상도 있지만 실생활의 구질구질함도 있다. 아름다운 상상으로 떠나는 여행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부푼 가슴으로 돈까지 들여가며 떠난 여행이지만 돌아오는 길에서는 피곤에 절어 손을 훠이훠이 내두르는 것이 꼭 잘못되거나 비정상적인 일만은 아니란 얘기다.
영화에선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와 깊은 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한 씬이 끝나지만, 막차 시간과 차가 끊긴 후의 내일 일에 대한 걱정, 수면을 충분히 취하라는 담당의사의 충고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행에 대한 상상과 영화속의 인생은 이상이다. 현실과는 다른...
항상 좋은 것을 바라고 즐거운 것만을 바라는게 사람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삶의 괴리가 발생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즐거울 것만 같은 나의 삶도 내가 생각하는 '얻지 못한 무언가'가 있기에 결코 완전하게 즐겁진 않다. 다른 사람 미니홈피에 가서 그 사람의 생활을 엿보고 부러워하는 것은 대개 쓰잘데기 없는 짓이다. 홈피에는 보통 주인이 선별한 '아름다운' 혹은 '이상적인' 모습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는 이렇게 부족함을 느끼고 살아간다. 문제는 이렇게 완전하지 못한, 비어있는(空) 인생에서 얼마만큼 스스로 만족을 느끼느냐이다. 아니, 만족을 '생각하고 만들어가느냐'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