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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30 철학과 나의 생각

철학과 나의 생각

호모 사피엔스    2006/12/30 12:36   by 스콜
나는 자기 원인causa sui이란 그것의 본질이 존재를 포함하는 것,
또는 그것의 본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 B. Spinoza, <에티카> 제1부 "신에 대하여" 정의 1.

자기 원인causa sui은 지금까지 사유된 것 중 가장 심한 자기 모순이며,
일종의 논리적인 강요이며 부자연스러움이다.
- F. Nietzsche, <선악의 저편> 제1장 "철학자들의 편견에 관하여" 21.


  내가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 중 두 명이 정면 충돌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스피노자는 '자기 원인'이라는 개념을 책의 제일 첫부분의 정의 1로 내세워서 나머지 철학적인 명제들을 증명하는데 이용하였고, 니체는 그러한 스피노자의 기본 명제 자체를 모순이라며 반박하고 나선다. 만일 니체의 말이 맞다면 스피노자의 철학의 주춧돌을 빼버리는 셈이니 스피노자 철학의 진실성 자체가 의심을 받게 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저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개해 나가는 니체의 사유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누구의 말을 믿고, 누구의 생각을 따라야 하는가?


"선생님, 당신이 틀리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대체 왜 절대적으로 진리만이 있어야만 합니까?"
- F. Nietzsche, <선악의 저편> 제1장 "철학자들의 편견에 관하여" 16.


  반드시 누구의 말을 믿고 누구의 생각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사상은 없고, 모순 없는 사상도 없다. 심지어 나의 생각도 어제와 오늘, 한 시간 전과 지금이 같지 않을진대 한가지 불변하는 완전한 사고의 체계를 바란다는 것은 그 자체로 허구다.
  철학은 어느 누구의 개념을 외우고 그것의 옳음,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철학이란,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는 개념, 생각을 바탕으로 내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것, 그들 생각의 복제본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옛 철학자들의 영양분 많은 토양을 기반으로 해서 나만의 생각의 꽃을 피워나가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06/12/30 12:36 2006/12/3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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